5장에서 주기율표의 몇 가지 특성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고체물리학의 가장 큰 특징은 원자 여러 개가 모이면 emerge한다는 것입니다. 즉, 원자 하나만 가지고 설명할 수 없는 것도 존재한다는 것이죠. 원자와 원자가 상호작용하여 만들어내는 시스템은 어쩌면 단일 원자보다 더 복잡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주기율표로써 예측할 수 있는 특징이나 규칙들은 118개의 원소 중 대부분은 (완벽하게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원자들이 그 중간 정도의 특성만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원자의 개별의 특성을 넘어서 원자와 원자의 상호작용에 대한 내용을 다루어볼 것입니다. 즉, 화학 결합을 말하는 것이죠. 화학 결합은 분자나 고체를 이루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상호작용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이온 결합, 공유 결합, 반데르발스 결합, 금속 결합 등이 있습니다. 모두 한번씩 들어본 내용이죠.
먼저 이온 결합부터 시작해봅시다.
1) 이온 결합(Ionic bonds)
이온 결합은 한 원자에서 다른 원자를 전자를 전달해주는 과정을 통해 결합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것은 전기음성도(electronegativity)로 불리는 물리량의 차이가 큰 원자들끼리의 결합에서 주로 보이는데요. 이때 전기음성도는 원자가 새로운 전자를 수용하려고(받으려고) 하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이온 결합 물질의 대표적인 성질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특성들은 이온 결합이 강력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들입니다.
단단하고 부서지기 쉬운 특성은 이온 결합의 결합력, 그리고 단단하게 격자를 형성하기 때문에 층밀리기 힘을 받았을 때 척력으로 인해 쉽게 깨지게 됩니다.
그리고 융용점 역시도 결합력과 관련이 되어 있고,
전기적으로 부도체인 이유는 전자가 각 핵에 강하게 속박되기 때문입니다.
물에 잘 녹는 이유는 강한 극성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이온 결합의 생성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전기음성도가 낮은 금속 원자가 전자를 내놓습니다. 또한 전기음성도가 높은 비금속 원자가 전자를 얻게 됩니다. 그러면 각 원자들은 각각 양이온, 음이온을 형성하게 되고, 이에 따라 Coulomb potential을 가지게 되며 결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5장에서 이온화 에너지와 전자 친화도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이 둘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온화 에너지는 중성 원자에서 전자 하나를 떼어놓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의미하고, 전자 친화도는 중성 원자에서 전자 하나를 추가할 때 얻는 에너지를 말합니다. 즉 서로 상호보완적인 성질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연은 항상 낮은 에너지 상태를 선호하죠. 이온 결합시 에너지 변화가 어떻게 될지 계산해봅시다. 이온 결합을 형성할 때 에너지 변화는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총 에너지 변화량)=(이온화 에너지)-(전자 친화도)-(A와 B의 응집 에너지)로써 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응집 에너지(Cohesive energy)의 정의는 각 이온 서로의 colomb potential로 정의됩니다.
그래서, 매번 이렇게 계산을 하면서 각 원자들의 결합을 논의하기엔 버거움이 있기 때문에 전기 음성도(electronegativity)를 정의하게 되는데요,
Mulliken 전기 음성도는 전자 친화도와 이온화 에너지의 평균으로 정의됩니다. 이 정의를 다시 곰씹어서 계산을 해보면, 전자 친화도는 전자를 하나 더 올려놓는 개념이고, 이온화 에너지는 전자를 하나 빼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에너지 상태는 아래와 같이 쓸 수 있고,
이 식을 잘 정리하면 결국 음의 화학 퍼텐셜(chemical potential)의 정의가 됩니다.
2) 공유 결합(Covalent Bonds)
그 다음으로 알아볼 것은 공유 결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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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결합은 두 원자 사이에서 전자가 공유됨에 따라 결합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것을 설명하기 위한 두 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양자역학에서의 무한 퍼텐셜 우물로써 설명하는 것과, 나머지 하나는 분자 오비탈(MO)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먼저 상자 안에 갇힌 입자(무한 퍼텐셜 우물)로써 해석해봅시다.
Particle in a box
먼저, 전자에 대해서 수소 원자를 너비가 L인 무한 퍼텐셜 우물로 생각합시다.
그러면, 그 안에서 가질 수 있는 에너지는 자명하게도 위와 같습니다. 우리는 이제 원자 하나를 더 이어붙여 분자를 만들 것입니다(공유 결합). 수소 원자를 하나의 상자처럼 해석하면 상자 두개가 이어붙여진 경우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러면 너비가 L에서 2L로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에너지는
을 갖게 됩니다. 분모가 4배 증가했으므로, 결국 공유된 상태의 전자가 더 낮은 에너지 상태를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때 전자의 스핀 역시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전자가 서로 반대의 스핀을 갖는 경우를 bonding, 평행하게 스핀을 갖는 경우를 antibonding이라고 하는데요. 각각의 상태에 대한 에너지를 구해보면
을 얻습니다. bonding은 위에서 구한 값이므로 antibonding을 살펴봅시다. 그러면 분자와 분모 모두에 4배의 상수가 취해지기 때문에 결국 수소 원자 하나의 에너지와 동일합니다. 이 소리는 에너지 측면에서 평행한 스핀 상태로 분자를 이루는 것은 수소 원자로 있는 것에 비해 전혀 에너지 이득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낮은 에너지 상태를 선호하는 자연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bonding을 이루게 됩니다.
이렇게 전자만 가지고 계산을 마쳤지만, 실제로는 두 핵 사이의 coulomb potential과 두 전자 사이의 coulomb potential까지도 고려해서 계산을 해야합니다. 즉 복잡하다는 소리죠.
위의 공유 결합의 결과를 에너지 그래프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수소의 경우
non bonding 상태의 두 원자가 만나 결합을 이루게 되면, bonding orbital이 더 낮은 에너지를 갖게 되기 때문에 antibonding을 이루지 않습니다.
확장해서 He으로 가봅시다. He은 왜 분자 상태로 존재하지 않을까요? He는 전자를 두 개 갖고 있고, 따라서 두 He 원자가 분자 형태로 결합을 이루면 총 4개의 전자가 존재하게 됩니다.
그러면, bonding과 antibonding 상태의 orbital을 모두 채우게 되는데, 이것은 에너지 측면에서 He에게 전혀 이득이 없는 행위입니다. 이미 He 원자 자체만으로도 안정된 상태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Molecular orbital or Tight binding theory
출처 입력
이제 두번째 방법으로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약간의 선형대수 지식이 필요합니다.
5장에서도 언급했던, Born-Oppenheimer approximation을 사용합니다. 핵 위치를 고정하여 전자의 Hamiltonian을 계산하겠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Hamiltonian은 간략하게 아래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이때 K는 kinetic term을 의미, Vi는 i번째 입자가 느끼는 Coulomb potential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위 Hamiltonian이 간단해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복잡한 potential을 가지고 있어서(2변수) 계산하기가 꽤나 까다롭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리는 변분 원리(the variational principle)을 사용할 것입니다.
일단, 위와 같이 파동함수 ψ를 정상 상태 | 1 >과 | 2 >의 선형 결합으로 나타냅시다. 이것을 슈뢰딩거 방정식의 시험 해(trial solution)로써 가정할 것입니다. 이 해를 LCAO(원자 오비탈의 선형결합; Linear Combination of Atomic Orbital)라고 합니다.
여기서 | 1 >과 | 2 >는, 각각의 퍼텐셜 항에 대해 고유 상태를 의미하는 켓입니다. 따라서
를 만족하게 됩니다. 각각이 서로 선형 독립인 고유상태이므로 두 상태를 내적했을 때는 직교하게 됩니다.
여기서 time imdependent한 슈뢰딩거 방정식은
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변분 원리의 기본은 우리가 어떤 시험 해를 잡든 그것은 ground state의 고윳값인 에너지보다 같거나 높은 값을 준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식으로 표현하면
와 같습니다. 그리고 파동함수 ψ를 1 상태와 2 상태의 선형 결합으로 풀어써줬습니다. 그러면 Hamiltonian 행렬의 matrix elements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것을 보기 쉽게 나눠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을 얻게 됩니다. 이때 H12와 H21에서의 kinetic term은 직교성에 의해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우변에 튀어나온 Vcross는 다음을 의미합니다.
i번째 입자가 j(i≠j임)번째 핵에 의해 느끼는 coulomb potential을 의미하게 됩니다.
또한 t는 "깡충뛰기 항(hopping term)"이라고 부르는 값이 됩니다. 양자역학 포스트에서는 교환 항(exchange term)으로 불렀던 기억이 있네요.
이제 고윳값 문제(eigenvalue problem)을 풀 시간이 왔습니다. 아래의 Hamiltonian Matrix가 고윳값을 가지기 위해서는
non-trivial solution을 가져야 하고, 이것은 determinant가 0을 가짐을 의미하므로
와 같이 행렬식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에너지 고윳값은 다음과 같이 두개로 나뉘게 됩니다.
여기서 작은 에너지 고윳값을 갖는 경우가 bonding, 그리고 높은 에너지 고윳값을 갖는 경우가 antibonding입니다. 우리는 낮은 에너지 고윳값에 대해서 eigenfunction을 계산해봅시다.
그러면 φ1=φ2을 얻게 됩니다. 따라서 bonding 파동함수는
이 되고, antibonding 파동함수는 (-)부호를 붙여주면 됩니다. 각 상태의 에너지를 구해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여기서 어떠한 거리 r에서도 bonding 상태가 에너지가 더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반데르발스 결합(Van der Waals bonds)
이제 반데르발스 결합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반데르발스 결합은 순간적으로 형성(편극; polarization) 된 쌍극자 사이의 인력으로 나타난 결합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비활성 기체(noble gas), 분자(molecule), 그리고 비극성(non-polar) 물질에서 작용하는 힘입니다. 만약 반데르발스 힘이 없었다면 비활성 기체나 무극성 분자들의 저온 상변화를 설명할 수가 없죠.
어떤 쌍극자 p1이 형성되었을 때, 그 주변에는 쌍극자가 만드는 전기장이 형성됩니다.
그러면 이러한 전기장에 의해 형성되는 새로운 쌍극자, p2 역시도 전기장을 느끼게 되겠죠. 이 양은 다음과 같고
우리는 p2가 가지는 퍼텐셜 에너지까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쌍극자 모멘트 p2와 전기장 E1의 내적을 취해주면 됩니다. 그러면 약 반지름의 6제곱에 반비례하는 퍼텐셜을 가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쌍극자 모멘트의 시간 평균은 0이지만, 그 크기(제곱)은 0이 아닙니다.
즉, 인력 자체는 매우 약하지만, 거리가 가까워지면 매우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참고해볼만한 개념으로 레너드-존스(Lennard-Jones) 퍼텐셜이 있습니다.
4) 금속 결합(Metallic Bonds)
금속 결합은 설명하기가 꽤 어려운데요. 이것은 11장에서 자세하게 소개할 것이므로 여기서는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주기적인 격자 구조를 가진 고체 내에서, 전자는 금속 전반에 존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때 널리널리 퍼지는 자유 전자가 양이온들을 묶어주는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자는 비교적 핵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는데, 이것이 결합의 원천이므로 금속은 전성(압축되는 성질)과 가단성(충격으로 인해 외형이 변하는 성질, 잘 깨지지 않음)이 크게 됩니다.
5) 수소 결합(Hydrogen bonds)
마지막으로 수소 결합입니다. 수소 결합은 수소로 구성된 분자가 쌍극자를 형성하고, 이것이 다른 쌍극자와 결합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사실 수소 결합은 반데르발스 결합의 특수한 경우입니다. 수소는 전기음성도가 2.1로 굉장히 낮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수소와 결합한 다른 비금속(전기음성도가 큰 편)과 결합하면 그 차이 역시도 커져서 강력한 쌍극자를 형성하게 됩니다. 따라서 강한 극성을 띠는데 이것이 주변의 다른 분자(쌍극자)와 결합하기 때문에 반데르발스 힘 중에서 주목할만큼 강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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