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온도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직관적으로 온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느낄" 수 있습니다. 온도가 높은 물체를 만지면 뜨겁고, 차가운 물체를 만지면 차갑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높고 낮음의 기준은 뭐죠? 사실 인간의 감각 기관은 상대적인 세기를 인식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각각의 손을 한 쪽에는 뜨거운 물에 넣고, 하나는 차가운 물에 넣습니다. 그리고 양손을 미지근한 물에 다시 담그면, 뜨거웠던 손은 차갑다고 느끼고 차가웠던 손은 따뜻하다고 느낍니다. 상대적인 변화에 대해서 예민한 것이죠. 그러니까 이것은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인간이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개념을 수치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속도와 위치, 길이 같은 물리량도 표준적인 수치를 정량화하기 위해서 많은 과정을 거쳤고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온도는 더욱 어려운 개념입니다. 눈으로 보이지가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온도를 정의하기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그것이 오늘 포스트의 주제입니다.
열평형(thermal equalibrium)
가장 먼저 등장해야 하는 개념은 열평형입니다. 열평형이라는 말은 여기저기서 많이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용어입니다. 일단 열이 무엇인지 remind 해보면, 열이라는 것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에너지입니다.
열의 정의는 다음과 같았다.
$\large{T_H}$를 고열원, $\large{T_C}$를 저열원이라고 하자. 열은 $\large{T_H \rightarrow T_C}$로 이동하는 에너지이다.
즉, 온도가 서로 다른 두 물체가 맞닿아 에너지가 이동하게 되면, 그것을 열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때 에너지가 이동할 수 있게, 열 전달이 가능한 상태를 열 접촉(thermal contact)이라고 합니다.
서로 다른 두 계가 열적인 형태로 에너지의 이동이 발생할 때 두 계가 열 접촉(thermal contact)했다고 한다.
꼭 전도의 형태로만 에너지가 전달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전달받고 있습니다. '복사'의 형태로 말이죠. 이러한 것도 열 접촉입니다.
하지만 열접촉을 한다고 무한정 에너지를 전달하지는 않습니다. 한계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두 물체 간의 온도가 동일해졌을 때이며, 이러한 상태의 계를 '열평형 상태(thermal equalibrium)' 상태에 도달했다고 말합니다.
열 접촉에 의해 두 계 사이에서 에너지의 이동이 발생했을 때, 시간이 충분히 흐르고 난 뒤에는 두 계의 온도가 같아지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열 평형 상태(thermal equilibrium state)라고 한다.
고립계에서 열 평형 상태에 도달하게 되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비가역적(irreversible)이기 때문이다.
열 평형 상태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며, 모든 물체가 예외없이 무한한 시간이 흐른다면 열 평형 상태에 도달해서 에너지의 이동을 멈추게 될 것입니다. 또한 고립계에서 열평형 상태에 도달하게 되면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에너지가 서로 다르게 분배가 되어있다가 동등하게 분배되는데, 이것의 역과정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열은 비가역적(irresible)입니다. 이것은 엔트로피를 배울 때 다시 제대로 다루도록 합시다.
열역학 제0법칙(Zeroth law of thermodynamics)
다시 돌아와서, 열평형에 대한 열역학 내에서의 법칙이 있습니다. 이를 열역학 제 0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아래의 그림을 봅시다.
서로 다른 세 물체 ABC가 있고, A와 C가 열평형을 이루었다고 생각합시다. 그리고 B와 C도 열평형을 이루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A와 B도 열평형 관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논리학에서의 삼단논법과 비슷합니다. 'p는 q이고, q는 r이면 결국 p는 r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하죠.
열역학 제0법칙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열역학 제0법칙(zeroth law of thermodynamics)
만약 두 계가 다른 하나의 계와 각각 열적 평형 상태에 있다면 두 계도 서로 열적 평형에 있다.
열역학 제 0 법칙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이유는, 열역학 1/2/3 법칙이 제시되고 그 이후에 0 법칙이 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과학사를 보면 생각보다 과학자들이 서두르다가 실수한 경우가 여럿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류의 방향을 (+) 전하의 방향을 잡았다가, 사실은 전자가 이동함에 따라 전류가 발생된다고 밝혀지자 난감했던 경우가 있죠.
여하튼, 이 법칙을 통해서 온도계(thermometer)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위의 그림에서 C가 온도계의 역할을 하는 물체가 됩니다.
온도계(thermometer)
그렇다면 이번엔 온도계에 대해서 조금 알아봐야겠네요. 온도를 어떻게 측정하죠?
일단 열역학 0 법칙에 따르면, 열평형을 기반으로 하여 온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온도계라는 물체가 우리가 측정하고자 하는 system의 에너지를 너무 많이 뺏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시기가 시기인지라, 아날로그적 요소들이 디지털로 변환되면서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었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온도계는 아직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온도계의 전신은 파렌하이트(Fahrenheit)에 의해서 설계되었습니다. 파렌하이트는 물이 어는점과 끓는점을 각각 32도와 212 도로 잡고 180등분한 화씨(F)를 만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알코올과 수은 온도계(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음, 위험하기 때문)를 처음으로 사용했죠. 이러한 액체 온도계의 원리는 액체의 열팽창을 이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외에도 금속 비저항의 온도 의존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금속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저항이 커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성질을 채택한 것이고, 또는 기체의 압력을 이용하여 온도를 수치화할 수도 있습니다. 부피가 일정한 강철 용기에 열을 가해 증가하는 기체의 압력을 측정하면 되죠.
그런데 이러한 현상들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자연은 비선형적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너무 뜨거운 온도를 잰다면 알코올 온도계는 폭발해버리고 말겠죠. 애초에 액체에서 기체로 상변화를 해버릴 것입니다. 그리고 금속의 비저항도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고, 저온을 재려고 하면 물질들이 모두 고체로 변해버립니다. 그러니까 넓은 범위에서 이러한 방법으로 온도를 정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걸 어쩌면 좋죠?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미시 상태와 거시 상태라는 개념을 도입할 것입니다.
미시 상태와 거시 상태(Microstate and Macrostate)
미시 상태와 거시 상태라는 말도 익숙지가 않습니다. 양자역학에서는 조금 나오는 이야기이긴 한데, 그전까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그럼 우리도 조금 쉽게 생각해 봅시다. 100개의 동전을 던지는 상황을 미시 상태와 거시 상태에 빗대어 설명해 볼게요.
100개의 동전을 하늘에다 흩뿌립니다... 그러면 동전이 회전하며 낙하하다가 바닥에 떨어질 겁니다. 이때 바닥에 떨어진 동전들은 무작위적으로 앞면 혹은 뒷면을 나타내게 됩니다.
이때 동전 하나하나를 분석해서, 동전 하나하나가 가지는 상태들을 관측하면 그것을 미시 상태(microstate)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동전이 가질 수 있는 상태 수는 2이므로, 100개의 동전이면 총 미시 상태 수는 $2^{100}$개가 됩니다.
하지만 동전으로 딱지치기를 하길 원했던 우리에겐 뒤집히지 않은(혹은 뒤집힌) 동전의 개수가 중요할 뿐입니다. 그래서 앞 혹은 뒤를 나타내는 동전의 개수만 세게 됩니다. 이렇게 따지면 0개부터 100개까지의 동전이 뒤집힌 결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즉 101가지의 경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거시 상태(macrostate)라고 합니다. 총 미시 상태 수와 총 거시 상태 수를 비교해 보면 엄청난 차이가 나네요.
그리고 하나의 거시 상태에 대응되는 미시 상태 수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조합(combination) $\large{_nC_r}$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50개가 앞면으로 뒤집힌 경우의 수는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습니다.
총 100개의 동전 중 50개의 동전이 앞면을 가리키고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이 조합(combination)을 이용해서 구할 수 있다. 전체적 결과만을 표방하므로, 순서에 의존하지 않는 선택을 하므로 조합을 이용한다.
$$\large{_{100}C_{50}=\frac{100!}{50!50!}=1.01\times 10^{29}}$$
아하. 조합이 미시 상태의 수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30자리의 숫자만큼 경우를 가집니다.
온도의 통계적 정의(A statistical definition of temperature)
지금까지 위에서 다루었던 내용은 온도를 정의하는 과정에 있어서 미시 상태와 거시 상태가 유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통계학의 개념이 어떻게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에 적용되는지 확인하고, 이를 이용해 온도를 정의해 보겠습니다.
먼저, 다음 그림과 같이 두 물체가 열 교환이 가능한 상태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이 때, 열을 제외한 다른 것은 교환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어떤 물체가 다른 물체에 일을 해줄 수 없고, 물질 교환도 불가능하다고 가정합니다.
각각의 물체가 에너지 $E$, 그리고 그 에너지에 대응되는 미시 상태(microstate)의 수를 $\Omega(E)$라고 정의합니다. 그러면, 전체 미시 상태의 수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전체(universe, 1번 계와 2번 계를 묶은 전체를 말함)에 대한 미시 상태를 $\Omega_U$라고 하고, 각각 1번 계와 2번 계 E의 에너지를 가질 때 나타내는 미시 상태를 $\Omega_1(E), \Omega_2(E)$라고 하자. 그러면 전체 미시 상태는 다음과 같이 두 계의 미시 상태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
$$\large{\Omega_U=\Omega_1(E_1) \times \Omega_2(E_2)}$$
첫 번째 물체가 가지는 미시 상태의 수와, 두 번째 물체가 가지는 미시 상태의 수를 곱하면 모든 경우의 미시 상태 수가 구해질 것입니다.
이다음에 새로운 가정을 도입합니다. 바로 동일 선험 확률 가정(equal a priori probability postulate)입니다. 단어부터 생소한데, 먼저 선험이라는 것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동일 선험 확률 가정이라는 것은 각 상태가 동일한 확률을 가질 것이라는 가정을 선험적으로 알 수 있으므로, 그렇게 가정하겠다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계가 가능한 미시 상태에 있을 확률은 모두 같다."는 말이 됩니다.
이것은 ergodic하다는 계에 대해서 가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ergodicity란 단어는 한국어로 번역할 수 있는 마땅한 단어가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그 자체로 에르고딕성이라고 하지만 그 의미를 풀어보자면 통계학/물리학 분야에서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계가 가능한 모든 상태를 거치는 조건'을 뜻합니다. 이렇게 설명만 하면 너무 어려우니까 쉬운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가 윷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경우의 수에 따라서 다양한 결과로 도/개/걸/윷/모가 있습니다. 이 때 우리가 '도'를 나오게 하는 상황에 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윷은 4개로 구성되므로 도가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총 4가지 입니다. 이때 우리는 모두 윷이 하나만 아랫면으로 뒤집혀서 '도'라는 결과를 만들어낼 때, 4개의 윷 중 몇 번째 윷인지에 대해 상관없이 각각의 '뒤집힘'이 모두 동일한 확률 (예시로써 1/2. 정확히는 1/2이 아님. 윷은 윗면과 아랫면의 조건이 다르므로)을 가진다고 잠재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동일 선험 확률 가정의 예시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 계가 가지는 상태의 확률이 모두 동일함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윷마다 질량/모양이 다를 것이고 바닥의 형태에 따라서 윷의 결과가 달라집니다. 그러니까 엄밀히는 윷마다 뒤집힐 확률이 다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거의 그렇다고 가정합니다. 각 윷의 상태가 하나의 미시 상태인 것이고, 이러한 미시 상태들이 모여 도개걸윷모라는 거시 상태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ergodicity를 도입하면 이 윷들이 스스로 던져지는 행위를 반복하는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한 번 던져지고, 두 번 던져지고...이렇게 무한히 많은 시행을 거쳤을 때 윷들은 각각의 미시 상태를 최소 한 번씩은 경험했을 것입니다. 뒤집히거나, 혹은 뒤집혀지지 않는 상태를 말이죠. 하지만 윷들의 조합에 대한 결과를 관측하는 우리에겐 '개'가 가장 많이 출현한다는 것을 느낄겁니다. 이것은 개가 나올 확률이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_4C_2$의 경우의 수). 결국 통계적으로 해석했을 때 각 윷들은 모든 미시 상태를 거치게 되고, 그 중에서 개라는 거시 상태를 자주 가지게 됩니다. 처음엔 도 혹은 윷과 모가 나왔더라도, 오랜 시간이 흐르면 개라는 상태로 바뀔 것이 적합하다는 것이죠.
정확한 예시는 아니지만, 이 정도로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ergodicity를 증명하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양자계에 대해서 다른 접근으로써 설명할 수도 있는데, 궁금하시다면 링크를 참고하세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에너지 측면에서의 두 물체의 상태를 분석해보겠습니다. 아까 열 접촉하고 있는 두 개의 계를 떠올려봅니다. 동일 선험 확률을 따른다는 가정하에, 만약 총 에너지가 4이고, 각각의 물체가 가지는 에너지가 무조건 자연수라면 에너지가 동일하게 분배되는(2:2) 경우가 가장 높은 확률을 가집니다.
각 물체가 가지는 에너지 값은 미시 상태에 대응되고, 두 가지 물체에 '분배'되는 결과는 거시 상태에 대응하는데, 분배에 따라서 미시 상태의 숫자가 다르므로 동일한 비율로 에너지를 분배한 결과가 관측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분배가 관측될 확률이 높은 것이고,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측정되는 거시적인 물리량의 기댓값을 주로 결정합니다.
그러면 이제는 조금 더 수학적으로 분석해봅시다. 결국 어떤 미시 상태가 만들어내는 거시적인 결과 중에서, 미시 상태의 수가 제일 많은 거시 상태를 관측하는 다루는 것이 온도를 정의하는 데 있어서 적합합니다. 즉, 에너지에 대한 미시 상태의 수가 제일 많은, 최댓값을 갖는 조건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등장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미분이죠. 미분했을 때 0이 되는 값을 찾아봅시다. 정확히는 이계도함수까지 구해서 비교해야 극소/극대인지를 알 수 있지만, 아까 위에서 언급했듯 에너지가 동일하게 분배되는 경우가 가장 많고, 비균등하게 분배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으므로, 미시 상태 수는 어림잡아 위로 볼록한 함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극값을 구하는 것은 곧 최댓값을 구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모든 미시 상태의 수 $\Omega_U$를 첫 번째 물체가 가지는 에너지 $E_1$에 대해 미분하면
$$\large{\begin{align} \frac{d\Omega_U}{dE_1}&=\frac{d(\Omega_1 \Omega_2)}{dE_1}=0 \\ \frac{d(\Omega_1 \Omega_2)}{dE_1}&= \Omega_1 \textcolor{red} {\frac{d\Omega_2}{dE_1} }+\Omega_2 \frac{\Omega_1}{dE_1} \end{align}} $$
여기서 붉은 색 항은, 아까의 정의에 따라 두 미시 상태의 수가 곱해졌으므로 곱미분을 취해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index가 서로 다른 미분값이 나옵니다. 이것을 연쇄 법칙(chain rule)으로 다시 풀어쓸겁니다. 왜냐하면 $d\Omega_i$는 $E_i$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결정되는 함수니까요. 위 같은 경우 2번 계의 에너지에 의존하는 미시 상태 수를 1번 계의 에너지로 미분하고 있으므로 Chain rule의 적용이 필요합니다.
$$\large{\frac{d\Omega_2}{dE_1} = \frac{d\Omega_2}{dE_2}\times \frac{dE_2}{dE_1}}$$
여기서 $\textcolor{red}{\large{\frac{dE_2}{dE_1}}}$에 대해, 서로 에너지를 주고 받는 입장이므로 $\textcolor{red}{E=E_1 + E_2, E_1 \propto -E_2}$를 만족한다. 또한 정확히 계가 2개이고 서로 주고 받는 경우에 하나의 증가량이 곧 다른 하나의 감소량으로 나타나므로 $\frac{dE_2}{dE_1}=-1$이다.
$$\large{\therefore \frac{d\Omega_2}{dE_1}= \frac{d\Omega_2}{dE_2}\times (-1)= -\frac{d\Omega_2}{dE_2}}$$
이러한 결과를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large{\therefore \Omega_1 \frac{d\Omega_2}{dE_2}=\Omega_2 \frac{d\Omega_1}{dE_1}}$$
이것은 아주 간단한 변수 분리형 편미분 방정식에 속합니다. 양변을 $\Omega_1 \Omega_2$로 나누고, 적분을 취해줍니다. 그러면
$$\large{\begin{align} \frac{1}{\Omega_1} \frac{d\Omega_1}{dE_1}&=\frac{1}{\Omega_2} \frac{d\Omega_2}{dE_2} \\ \frac{d \ln{\Omega_1}}{dE_1}&= \frac{d \ln{\Omega_2}}{dE_2}= \textcolor{red}{\mbox{const.}} \end{align}}$$
여기서 $k_B$는 볼츠만 상수(Boltzmann constant)로, 약 $1.3807\times10^{-23} \mbox{J/K}$의 값을 가진다.
이 때 두 식이 서로 같아야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변수에 대해서 미분했는데, 양변이 같은 경우는 결국 각 변수에 대한 미분값이 상수여야 한다는 조건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상수를 $\frac{1}{k_BT}$라고 둘 겁니다. 그러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죠?
$$\large{\frac{1}{k_BT}= \frac{d\ln{\Omega}}{dE}}$$
여기서 $k_B$는 볼츠만 상수(Boltzmann constant)로, 약 $1.3807\times10^{-23} \mbox{J/K}$의 값을 가진다.
그런데 잠깐, 임의의 상수로 놓기로 결정했는데 왜 변수인 온도 T가 들어가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T는 상수처럼 취급됩니다. 왜냐하면 에너지에 따른 상태함수를 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볼츠만 상수(Boltzmann constant)는 갑자기 뜬금없을 수 있겠지만, 지금 여기서 증명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전통적인 온도 정의와 맞추어 주기 위한 상수로 생각합시다.
온도를 명확히 하자면, 엔트로피(entropy)의 개념으로 정의됩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적을 수 있는데,
$$ \large{ \begin{cases} &S=k_B\ln{\Omega} \, , \text{definition of entropy}\\ \\ &\frac{1}{T}=\frac{dS}{dE} \end{cases} }$$
우리가 구한 방법과 뭔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것은 나중에 다룰 내용이니까 간단히 언급만 하겠습니다.
앙상블(ensemble)
이번에는 앙상블이라는 개념을 배워보겠습니다. 앙상블은 원래 프랑스 용어로, "함께, 동시에, 한꺼번에, 협력하여"라는 뜻을 가진 부사입니다. 왜 이런 단어가 등장하는지 천천히 살펴봅니다.
어떤 수치를 알아보기 위해 통계적인 해석을 이용할 때, 모집단에 대한 통계를 취할 수도 있지만 모집단이 너무 큰 경우 표본을 취하기도 합니다. 완전히 무작위적인 과정을 통해서 모집단의 원소들을 골라내고, 그것들을 새로운 표본으로 삼아 표본에서의 데이터들이 모집단과 거의 동일하다는 가정을 통해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죠.
우리가 많은 입자로 구성된 계의 물리량을 측정할 때(예를 들어 온도 측정), 매 시간마다 모든 입자의 상태를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시간에 따라서 상태가 계속 변하고 아주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데, 우리가 측정하는 과정은 그저 전체 중에서 일부만 보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무작위적인 선별 과정을 거친 표본의 평균이 전체의 평균과 동일하다고 가정하는 것이죠.
시간 동역학(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역학적 상태)에 의해, 우리가 전체적인 측정을 하는데 있어서 이것은 방해 요소가 됩니다. 따라서, 동역학을 고려하는 대신 다른 미소 상태에 있는 무한한 복제계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앙상블(ensemble)이라는 용어가 J.W. Gibbs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거의 무한하다시피 존재하는 각 미시 상태들을 세는게 아니라, 동시에 무한한 계를 돌려보면서 우리가 필요한 값을 얻는 거죠. 그래서 물리/통계 분야에서 이야기하는 앙상블(ensemble)은 무수히 많은 가상의 복제계를 뜻하게 됩니다. 각 복제계들은 서로 다른 미시 상태에 존재할 수 있는데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microcanonical(작은 바른틀) 앙상블입니다. 각각의 계가 같이 고정된 에너지를 갖는 앙상블입니다. 두 번째는 canonical(바른틀) 앙상블로, 어떠한 큰 열원과 에너지 교환이 가능한 앙상블을 의미합니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이러한 조건으로 인해 결국 같은 온도를 갖는 계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grand canonical(큰 바른틀) 앙상블은, 열원과 에너지 뿐만 아니라 입자도 교환할 수 있는 앙상블입니다. 이러한 조건으로 온도와 화학 퍼텐셜이 같은 계가 됩니다. 여기서 canon-이란 대포가 아니라(그건 cannon) 한국어로 '정준'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정준이라는 규범의 일부분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알아야만 하는 것들의 모음입니다. 조금 이상하지만(?) 받아들여 봅시다.
Canonical Ensemble(바른틀 앙상블)
바른틀 앙상블의 예시를 들어볼 겁니다. 아래의 그림과 동일한 계를 생각합니다. 아주 큰(거의 무한한) 열용량을 지니고 온도 T에 있는 열원과 열접촉하고 있는 계가 있습니다.
이 때 열원의 열용량이 너무 크므로 계가 열원보다 온도가 높아서 에너지의 이동이 발생한들, 열원의 온도는 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체 계는 고립계로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가정을 합니다.
여기서 계가 특정한 미시 상태 r을 가지고, 이에 대응되는 에너지는 εr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계가 상태 r에 존재할 확률은 전체 계의 미시 상태 중에서, 우리가 보고자 하는 계의 미시 상태가 r인 미시 상태의 숫자와 비례합니다(말이 조금 복잡한데 천천히 여러번 읽어보세요).
즉, 계가 에너지 εr을 가지고 있으므로 열원의 에너지는 E-εr이고, 이에 대응되는 전체 계의 미시 상태 숫자는 열원의 미시 상태 중에서 에너지가 E-εr인 상태들의 숫자와 같습니다. 이것을을 아까 온도를 정의하면서 얻었던 로그 식을 이용하여, 다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것을 테일러 전개(Taylor expansion) 취할 것입니다. 테일러 전개는 독립변수의 값이 무엇인지가 중요한데, 우리가 아까 열원에 대한 가정을 하면서, 열원이 많은 에너지를 가지게 되므로 εr<<E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εr=0인 지점에서 테일러 전개를 하겠습니다.
이러한 계산과정을 거치면, 고차항까지 무한히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2차항 이상부터는 (dT/dE)에 비례하게 되는데, 열원은 무한한 열용량을 가지므로 유한한 에너지로는 열원의 온도를 올릴 수 없어서 미분값이 0이 됩니다. 실제 계는 무한하지 않으므로 정확히는 틀린 값이지만, 1장에서의 열역학적 극한 개념을 도입하면 거의 일치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의 테일러 전개 표현은 열역학적 극한에 다가가면 근사가 아니라 정확한 표현이 됩니다.
그리고 테일러 전개 표현에 exp(지수함수)를 취해주면 마지막 줄의 결과를 얻습니다. 따라서, 계가 r의 미시 상태를 가질 수 있는 확률은 다음과 비례합니다.
실제의 확률은 마지막 줄의 표현이 됩니다. 여기서 분모에 해당하는 값을 분배함수(parition function)이라고 하고, 분자에 해당하는 항을 볼츠만 인자(Boltzmann factor)라고 합니다. 그래서 계가 특정 미시 상태에 있을 확률은 그 미시 상태의 에너지에 따라서 지수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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