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이번 절에서는 맥스웰-볼츠만 분포를 직접 현실에 적용해보겠습니다.
그 중 맥스웰-볼츠만 분포와 적합하게 행동하는 계는 기체(gas)입니다. 분포를 논하기 전에 기체의 특징을 생각할 수 있는데, 단원자 분자가 아닌 일반적인 n원자 분자를 고려하면, 다양한 자유도(degree of freedom)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병진/회전/진동과 같은 운동을 고려할 수 있죠. 여기서 우리가 오늘 주목하고자 하는 자유도는 병진 자유도입니다. 회전과 진동의 경우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2원자 이상의 분자 같은 경우 회전을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에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을 알고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체가 어떤 에너지 E를 가지고 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퍼텐셜이 없다는 가정 하에 이러한 계의 에너지는 오직 운동 에너지의 형태로만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 운동 에너지를, 각 축(x, y, z)에 대한 에너지로 나누어 쓸 수 있죠. 이 때 운동 에너지만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엄밀한 조건을 추가해야 합니다. 우리가 다룰 기체가 이상 기체(ideal gas)라고 하는 것이죠. 이상 기체에 대해서는 이미 현대물리학에서도 다루었기 때문에 깊게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이상 기체의 가장 큰 특징 3가지는 분자 자체의 부피를 무시할 수 있고, 분자 간 힘(interaction)이 없으며, 분자 간 에너지가 교환된다는 특징(충돌)이 있습니다.
속도 분포(the velocity distribution)
먼저 이상 기체의 속도 분포부터 정의를 해봅시다. 이상 기체를 굉장히 많은 숫자로써 다룰 것이기 때문에 입자 하나를 분석하는 것은 어렵고, 분포 함수를 정의해서 확률론으로 다루어봅시다.
속도 분포 함수 g가 있다고 합시다. 여기다 각 축에 대한 미소 속도 변화 dxi를 곱해주면, 그 값은 미소 속도 공간에 기체 입자가 존재할 확률을 줍니다(확률 밀도 함수의 유사한 개념). 그리고 이상 기체는 볼츠만 분포를 따르므로, 이상 기체의 속도 분포 함수는 볼츠만 분포에 비례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확하게 확률로써 다루려면 정규화(normalization)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정규화를 위한 상수 A를 곱해준 후 적분해서 결과값이 1이 되도록 합니다.
그러면 A를 위와 같이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이 때의 적분 과정은 gaussian 적분으로, [5분 수학] 포스트에서 조금 더 깊게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궁금하시다면 링크를 누르시면 됩니다.
이렇게 정규화 된 g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이용하여 한 방향의 성분을 따르는 분포도 구할 수 있습니다.
한 성분만의 분포를 구하는 방법은 나머지 자유도에 대한 적분을 취하면 되는 것입니다. 가령 x에 대한 자유도를 구하고 싶다면 y와 z에 대해서 전 구간 적분을 취해주면 되는 것이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가 이번에 다루는 내용은 3차원 공간 상에서의 기체 분자의 거동을 다루므로 나머지 두 축에 대한 적분을 취했습니다.
속력 분포(the speed distribution)
이번에는 속도 분포를 속력 분포로 바꾸어 볼 것입니다. 참고로 속력은 방향이 없는 스칼라 물리량이죠. 속력을 다루려고 하는 이유는 에너지는 벡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는 에너지가 같은 분자들의 비율이 궁금한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적분의 아래 끝은 음의 무한대가 아닌, 0이 됩니다. 속력은 음수가 될 수 없으니까요.
눈치를 채셨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현재 다루는 속도 분포 함수는 원점상 대칭(방사형)입니다. 그래서 직각 좌표계로 다루기에는 조금 불편한 감이 없잖아 있죠. 그래서 우리는 좌표계를 변환(직각 -> 구)할 것 입니다.
그러면 적분 변수가 변환되면서 v2과 dΩ가 나오게 됩니다. 이 때 dΩ는 미소입체각(solid angle)이라고 부르며, 그 성분값은 sinθdθdΦ가 됩니다. 구 좌표계에서 r 성분을 제외한 구 껍질의 넓이가 미소입체각 성분과 같습니다.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제가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속도 공간의 구 좌표화입니다. 그리고 같은 반지름 내에 있는 구 껍질(입체각)은 모두 운동 에너지가 같습니다. 그래서 입체각에 대해 적분해줄겁니다. 구 껍질의 적분 값은 4π, 상수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찾고자 하는 속력 분포 함수는 v2과 볼츠만 분포의 곱에 비례하게 됩니다.
바로 아래에서 다루겠지만, 이러한 분포를 속력에 대해 그래프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속력 max, rms에 대해서도 밑에서 다루겠습니다.
속력 분포 함수를 구했으니,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어떤 함수의 기댓값을 구해볼 수 있습니다. 속력의 기댓값 와 속력의 제곱의 기댓값 <v2>을 구해봅니다.
위 적분 역시도 gaussian 적분입니다. vrms는 제곱 평균 제곱근(root mean square) 속력을 의미합니다. 이 개념을 통해서 평균 운동 에너지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vrms의 물리적인 의미는 평균적인 에너지 값을 갖는 입자들의 속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위의 수식을 보면 (3/2)가 곱해짐으로써 각 축마다 (1/2)씩 에너지를 나누어 갖는다고 보일 수 있는데요, 이것을 실제로 옳은 추론이며 우연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상태 변수의 제곱에 비례하는 운동 에너지(예를 들면 회전 에너지-각속도의 제곱에 비례함)들은 하나의 자유도마다 (kBT/2)의 에너지를 가집니다. 이를 에너지 등분배 정리(energy equipartiton theorem)이라고 부르며, 나중에 후반부에서 다룰 내용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두 종류의 속력이 나왔고, 아직 등장하지 않은 하나의 속력이 있습니다. 바로 vmax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속력 분포 함수에서 최빈값(가장 높은 속력 분포 함숫값)을 갖는 속력'입니다.
그래서 국소적 최댓값을 가지기 때문에, 생각보다 간단하게 미분값이 0인 지점을 찾는 방법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의 그래프와 동일하게 크기가 정렬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간단한 예제를 풀어봅시다. 맥스웰-볼츠만 분포를 이용해 공기 상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질소 분자의 속력을 구해봅시다. 하나 조심해야 할 점은, 실온이라는 조건과 대기압이라는 조건입니다. 이 두 조건이 변한다면, 이상 기체라고 간주하고 계산했던 속력 분포를 따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약 517 m/s가 나오네요! 소리의 속력보다 약 1.5배 정도 빠릅니다.
실험적 정당화(experimental justification)
마지막으로, 실제 기체가 우리가 유도한 속력 분포를 따르는지를 확인하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어떻게 기체 내의 분자들이 실제로 맥스웰-볼츠만 분포를 따르는지 확인할 수 있을까요?
그러한 논의는 1955년 Physics Review Letters에 게시된 Miller와 P. Kusch의 실험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위의 그림이 실험의 setup에 대한 설명입니다. 오븐을 가열함에 따라 오븐 내의 기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작은 틈(슬릿)을 통해 나온 분자들 중에서 특정 속도를 지니는 분자의 빈도를 측정한 것입니다.
여기서 분자를 속도에 따라 거르는 장치를 속도 선택기(velocity selector disk)라고 합니다. 속도 선택기의 원리는 원통 내부에 나선형 통로를 만들어 회전시키면, 입사하는 입자가 특정 속도인 경우만 통과시킵니다. 그러한 '특정 속도'는 원통의 회전수(각속도)를 결정하여 임의적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검출기에 도달하는 입자들의 빈도 수를 재는 것이죠. 그 도달 빈도수를 속도에 대해 그림을 그리면 맥스웰-볼츠만 분포를 따르게 됩니다. 하지만 v2 항이 아닌 v4 항이 붙어있는데, 이것은 속도 선택기의 원리 때문에 v 항이 붙고, 추가로 좁은 틈을 통해 분출되는 기체 입자는 오븐 내부의 기체 입자 속도와 다르기 때문에 보정 항으로써 붙은 것입니다.
두번째 실험적인 검증 방법은 도플러 효과(Doffler effect)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높은 온도의 기체는 전자가 들뜨면서 다시 바닥상태로 돌아가는 '전이(transition)'에 의해 빛을 방출하게 됩니다. 이 때 분자가 움직이기 때문에 편이(shift)가 발생합니다. 위의 그림에서 나타난 예시는 멀어지는 경우로, 극단적인 예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초록색을 내뿜는 기체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적색 편이(red shift)가 일어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러한 도플러 편이 효과를 이용하여 속도 분포 함수를 다시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편이 진동수 분포 함수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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