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열 물리학>의 IV부에 도달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운동론(kinetics)에 대해서 다루었다면, 이번 포스트부터는 고전 열역학(classic thermodynamics)을 시작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번 장에서는 열역학 제 1 법칙(the 1st law of thermodynamics)에 대해서 다루기 전에 기본적인 개념들을 소개할 것입니다.
몇 가지 정의(some definitions)
열역학에서는 우리가 연구를 하기 위해 선택한 공간의 일부분을 계(system)라고 합니다. 그리고 계의 근처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주위(surroundings) 혹은 주변 환경이라고 하죠. 이것들은 아마 고등학교 화학에서 이미 언급했던 내용들입니다.
여기서 측정 가능한(observable) 계의 거시적인 물리량이 시간이 흐름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다면 이것을 평형 상태(equalibrium state)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현재 열역학을 공부하고 있으므로, 열적인 평형 상태로 확장하게 된다면 이것을 열역학적 평형(thermal equalibrium)이라고 합니다.
이 때, 열역학적 평형 상태에서만 다룰 수 있는 변수들이 있는데요, 이것들을 상태 함수(function of state) 혹은 상태 변수(variables of state)라고 합니다. 이러한 예시로는 부피/압력/온도/내부 에너지 등이 있습니다. 부피, 압력, 그리고 온도는 이전의 챕터에서 언급을 했지만, 내부 에너지는 언급하지 않았기에 조금 익숙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아래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이런 것이 있다고 알아두죠.
그렇다면 상태함수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해보죠.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서 한 가지 상태가 결정됩니다. 이러한 상태를 변수로 가지는 함수가 상태 함수입니다. 이 상태함수를 f(x)라고 표현합시다. 만약, 상태가 x**i에서 xf**로 변화하였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상태 변화에 따른 상태 함수의 변화량 Δf는 위와 같이 df의 정적분을 통해서 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정적분의 구간은 초기 상태와 최종 상태입니다. 따라서 그 결과값은 상태의 끝점(상태 변화하는 중간의 지점이 아닌)에만 의존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상태 함수의 변화는 오직 초기 상태와 최종 상태에만 의존하는 특징을 가집니다.
그러면 이러한 특징을 염두에 두고 예시를 한 번 보겠습니다. f = xy 라는 함수가 있다고 합시다.
좌표평면 상에서의 상태가 (0, 0)에서 (1, 1)로 변하였다면, 아까 위에서 보았던 방법처럼 정적분을 해주고 각 상태를 끝점으로 하는 구간을 취해주면 됩니다. 그러면 결과는 1이 나오네요. 우리가 준 condition은 오직 양 끝점이고, 따라서 경로 적분을 어떻게 해주던 결론적으로는 다 상쇄가 되어서 다 똑같은 결과값인 1을 줍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함수는 상태 함수가 될 조건을 만족하는거죠. 경로에 대한 의존성이 없고 구간의 의 끝점에만 의존하니까요.
그러면 이번엔 다음과 같은 함수를 생각해봅시다.
여기서 đ(d에 작대기가 그어져 있음!)은 *불완전 미분(inexact differential)을 의미하는 기호입니다만, 수학적으로는 잘 사용되는 기호는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트를 제외하고서는 불완전 미분 기호를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불완전 미분이 무엇인지는 설명하면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g에 대한 변화량을 적분으로 구하게 되면 다양한 경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먼저 y = x인 대각선을 따라가는 경로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피적분함수를 y →x로 취할 수 있고, 적분 구간도 x에 대한 값으로 바꾸어서 0부터 1까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과는 1/2이 나오게 되죠.
경로를 바꾸어서, 다음과 같은 적분을 해봅시다.
이러한 경로를 택하게 되면, 결국 적분했을 때의 넓이가 0이 되는 결과만을 안겨줍니다. 같은 함수를 적분했는데, 경로에 따라서 적분값이 달라집니다. 이런 것들이 불완전 미분의 특징입니다.
(+추가) 사실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말하려면 다음과 같이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꼴로 적히지 않는다면, 불완전 미분입니다. 제가 대학수학을 배울 때는 이런 식으로 배웠는데, 열 물리학 책에서는 이러한 언급이 없고 조금 난해하게 설명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열역학 제 1 법칙(the 1st law of thermodynamics)
지금에야 우리에게 '열'이라는 개념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이것이 당연한 개념으로 정립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많이 들어본, 프랑스의 유명한 화학자 라부아지에(Lavousier)는 1789년 열은 칼로릭(caloric)이라는, 질량이 없고 보존되는 유체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연료를 태울 때 주변이 따뜻해지는 것은 연료가 칼로릭을 지니고 있다가 연소되면서 그것이 방출되기 때문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맹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찰열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것이 1842년 마이어(Mayer)라는 물리학자에 의해 드러나게 됩니다. 그는 종이 펄프의 마찰열을 이용하여 온도가 상승되는 것을 보이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비슷한 연대에 줄(Joule)이 끈에 매달린 질량을 낙하시키면, 물 속에 위치한 페달이 돌아가면서 물의 온도를 높이는 실험을 진행하면서 칼로릭 이론을 파괴하였습니다. 즉 열이 에너지의 한 형태라는 것을 보인 것이죠. 이러한 실험적 관찰을 이론으로 정립한 사람은 마이어와 헬름홀츠(Helmholtz)입니다. 그 이론은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에너지 보존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법칙입니다. 열역학을 만들어낸 첫 번째 이론인 셈이죠(0법칙은 더 이후에 나왔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우리는 내부 에너지에 대해서 명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계는 내부 에너지(internal energy) U를 가집니다. 이것은 내부 자유도가 가지는 모든 에너지를 더한 양입니다. 쉽게 말해서 물체의 온도를 결정하는 요소입니다. 어떤 물질을 돋보기로 들여다 보았을 때, 입자들이 움직이려고 하는 모든 종류의 에너지가 뜨거움을 결정하는 것이고, 이 에너지들을 총체적으로 의미하는 것이 내부 에너지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부 에너지가 꼭 움직이는(kinetic) 요소에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아래의 예제에서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상 기체에서는 맞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내부 에너지는 열적 평형에서 잘 정의되고, 상태 함수라는 특징을 가집니다.
우리는 물체의 내부 에너지를 열을 가하거나, 일을 하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부 에너지의 변화량을, 위와 같은 식으로 표현할 수 있죠. 이 때 "변화"의 기준을 무엇으로 두느냐가 중요합니다. 물리학 한정(화학은 또 다릅니다), 우리는 기체가 "받는" 물리량에 대한 개념을 잡습니다. 외부에서 계에 무언가를 해줄 때를 (+)으로 잡죠. 그래서, 기체가 열을 받으면 내부 에너지가 증가하고, 혹은 일을 받으면 내부 에너지가 증가하는 것입니다. 오른쪽의 그림 중 첫 번째 그림을 보면
(고무줄입니다. 잘 못 그리지만)
고무줄을 연직 방향으로 F의 힘을 가해 당기게 되면 dx의 변위가 생기게 됩니다. 이 때 F dx는 우리가 해준 일이 되는 것이죠. 이것을 기체에 적용하면 기체는 압력과 부피의 곱으로 일을 정의할 수 있게 됩니다.
기체 분자 하나에 힘을 가하는 경우는 거의 생각을 할 일이 없고, 부피를 가진 기체의 겉면에 가하는 힘인 "압력"을 주로 다루므로 압력으로 정의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dW = p dV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기체를 압축시켰을 때 사람 기준으로 일을 "한" 것이므로, -dV를 취합니다. 그러면 dW = -p dV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열 용량(heat capacity)
내부 에너지는 상태함수입니다. 따라서 내부에너지의 미분은 완전 미분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 때 일반적으로 내부에너지는 온도 T와 부피 V에 의존합니다. 따라서 완전 미분꼴을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dU = dQ + dW임을 위에서 구했고, 일에 대한 표현도 기체에 걸맞는 압력과 부피의 곱으로 나타냈으므므로 dU = dQ - p dV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대입하면
그리고 대입해준 결과에서 -p dV를 우변으로 넘깁시다. 그러면 dQ에 대한 식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를 다시 dT로 나누어주어서, 온도 변화에 따른 미분 방정식을 세워봅시다.
그러면 위와 같은 표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이전에 구했던 정적 열용량 CV와 정압 열용량 Cp를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정적 열용량은, 부피 변화가 없는 경우에서의 열용량이므로 위 식에서 dV/dT = 0인 경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리고 정압 열용량 Cp는
이 두 관계식의 차를 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열용량을 전체 질량으로 나누어 주면 정적/정압 비열이 됩니다.
우리가 만약 단원자 이상 기체를 다루게 된다면, 이것의 에너지는 위치 자유도에만 의존하므로 다음과 같이 됩니다. 이 때 1 mol 당의 에너지를 고려하였습니다. 즉 n = 1.
그리고 이상기체라는 가정 하에 내부 에너지는 온도에만 의존합니다. 따라서 (∂U/∂V)T = 0 입니다. 마지막으로 1 mol 의 이상 기체가 따르는 방정식을 이용하면,
1 mol에 대한 정적/정압 열용량을 위와 같이 기체 상수 R(8.31 J/mol K)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전에 언급했던 용어 중에 단열 지수(adiabatic index)가 있었는데, 이것은 정압 열용량과 정적 열용량의 비율로 구해졌습니다. 위의 결과를 이용하면, 단원자 이상 기체의 단열 지수는 다음과 같이 구해집니다.
이제 간단한 예제를 통해 마무리를 지어봅시다. 아까 위에서, 이상기체가 아닌 실제 기체는 내부 에너지가 열적인 요소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고 언급하였습니다.
만약 이상 기체라면 이 질문의 답은 "그렇다"입니다. 하지만 실제 기체의 경우를 고려해봅시다. 아까 위에서 구한 식에 따르면, 내부 에너지를 완전 미분꼴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면, 부피에 의존하는 항과 온도에 의존하는 항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 기체에서는 U가 온도에만 의존한다고 가정했기에 1항이 사라지고 2항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부피에도 의존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상 기체는 입자 간의 퍼텐셜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 기체는 아무리 거리가 멀더라도 두 분자 간의 퍼텐셜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퍼텐셜은 부피에 의해서 결정이 될 겁니다! 가까워지면 상호작용이 더 커지니까요.
그래서 입자간 퍼텐셜 에너지가 존재하면, 당연히 무시할 수 없고 따라서 내부 에너지의 변화는 온도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온도와 부피, 두 변수에 모두 의존합니다.
다음 예제입니다.
단위 질량 당 내부 에너지와 단위 부피 당 내부 에너지를 구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단열지수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표현해보도록 하죠. 먼저 이상 기체 방정식과 밀도에 대한 식을 세웁니다.
그러면 식을 조작하여, 압력과 밀도에 대한 비율을 위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단열 지수에 대한 표현을 차용하여 정적 열용량 CV에 대한 표현을 위와 같이 쓸 수 있죠. 전체 내부 에너지는
이것을 전체 질량으로 나누어주면, 단위 질량 당 내부 에너지가 됩니다. 전체 질량 M = Nm이므로, Nm으로 나누어 주면,
이렇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다가 밀도를 곱해주면 단위 부피 당 내부 에너지로 바꿀 수 있습니다.
괄호 안에 들어간 간단한 수식은, 단위 질량 당 내부 에너지에 밀도를 곱하면 에너지를 부피로 나눈 차원이 됨을 보인 것입니다.
'물리학 > 열&통계물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 열 기관과 열역학 제2법칙(Heat Engine and the Second Law of Thermodynamics) (0) | 2024.08.24 |
---|---|
12. 등온과정과 단열과정(Isothermal Process and Adiabatic Process) (0) | 2024.08.24 |
10. 열 방정식(Heat Equation) (0) | 2024.08.24 |
9. 기체의 수송 성질(Transport Properties in Gases) (0) | 2024.08.24 |
8. 평균 자유 거리와 충돌(Mean free path and Collision) (0) | 2024.08.23 |